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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이라는 산업은 팬데믹을 기점으로 큰 변화를 맞이했다. 그 이유에는 OTT(Over The Top) 플랫폼의 급부상이 있다. 구독경제를 바탕으로 한 콘텐츠 소비 방식의 변화, 독점작 배급 전략, 그리고 소비자들의 변화된 패턴은 기존 영화관 산업을 무너뜨리고 있다.
구독경제와 콘텐츠 소비 방식의 변화
OTT 플랫폼은 구독형 서비스에 기반하여 성장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월 정액을 지불하고 원하는 시간에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구조에 익숙해졌다. 이로 인해 영화관의 전통적인 ‘1회 관람’ 방식은 점점 불편한 구조로 인식되고 있으며, 특히 반복 소비나 콘텐츠 접근성 측면에서 OTT가 압도적인 장점을 보인다.
구독경제는 소비자에게 경제적 효율성을 제공한다. 영화 한 편에 약 15,000원을 지불해야 하는 영화관과 달리, OTT로 성공한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는 월 10,000원 안팎의 금액으로 수십~수백 편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는 특히 학생, 사회 초년생, 가족 단위 사용자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 OTT는 ‘콘텐츠 중심’의 소비 트렌드를 형성했고, 이로 인해 영화관은 ‘공간 중심’의 소비에서 물러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OTT는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과 유저 인터페이스의 직관성으로 인해 콘텐츠 탐색의 효율도 높다. 이는 관람 결정 속도를 높이고, 결과적으로 사용자 만족도를 극대화하며 충성 고객을 만들어낸다. 반면 영화관은 여전히 '개봉작 중심', '예매 후 방문'이라는 제약된 흐름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아 빠르게 변화하는 지금의 시대적 흐름에서 뒤처지고 있는 모습이다.
독점 콘텐츠와 영화 배급 구조의 붕괴
OTT 플랫폼은 독점작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제작 및 배급 전략을 펼치면서 전통적인 영화 배급 구조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예전에는 극장 개봉 → IPTV 및 다운로드 → 방송 순으로 이어지던 콘텐츠 유통 구조가, OTT의 독점 배급으로 인해 ‘극장 개봉 생략’이 점차 당연시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수리남>, <더 글로리>, <택배기사>, <오징어게임> 등 수많은 작품이 극장 개봉 없이 OTT에서만 독점으로 공개되었고, 이는 대중의 시청 경험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대작 드라마나 영화급 시리즈가 OTT에서만 제공되면서,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는 이유’가 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독점 전략은 극장 사업자에게 큰 타격을 주게 되었다. 기존에는 대작 영화의 개봉이 극장 수익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지만, 이제는 인기 콘텐츠가 OTT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상영 영화의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OTT는 글로벌 배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국내 영화 제작자들도 굳이 극장 수익에 의존하지 않고, 해외 진출을 고려한 OTT 전용 콘텐츠 제작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는 추세다.
소비패턴 변화와 영화관 경험의 위축
OTT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과 장소에 제약이 없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점점 ‘극장이라는 공간’보다 ‘콘텐츠 그 자체’에 집중하게 되었다. 과거에는 데이트나 가족 나들이의 개념으로 영화관을 찾았지만, 이제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TV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시청 경험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되면서 영화관은 점차 소비자의 인식속에서 사라지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거리두기와 위생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며 사람들은 ‘여럿이 모이는 공간’ 또는 '수많이 거쳐간 공간'에 대한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다. OTT는 이러한 불안 요소를 제거한 대안으로 부상했고, 그 결과 극장 관람객 수는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세를 찾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자신에게 맞는 콘텐츠를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기기로, 원하는 장소에서 즐기기를 원하게 되었다. 이는 ‘경험 소비’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는 흐름이며, 영화관이 그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경쟁력은 점차 무너질 것이다. 프리미엄 상영관이나 4DX 등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려는 시도가 있긴 하지만, 여전히 가격적인 부담과 접근성의 한계는 존재하고 있다.
OTT의 급부상은 기술 발전의 문제가 아니라, 콘텐츠 소비 문화 전체를 바꾼 모습이다. 한국 영화관은 이제 단순한 ‘영화 상영 공간’이 아니라, ‘특별한 경험의 공간’으로 거듭나야 살아남을 수 있다. 차별화된 서비스, 프리미엄화 전략, 지역 커뮤니티와의 연계 등을 통해 영화관은 다시 관객의 마음을 되돌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