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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은 고급 소비문화의 상징으로 지금 MZ세대의 주목을 충분히 받고 있지 못하다. 1981년~2010년생으로 구성된 MZ세대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가성비를 중시하는 성향이라 기존 백화점 중심의 유통 방식과는 맞지 않는 것이다.
전통 백화점 이미지에 대한 거리감
MZ세대는 백화점이라는 공간을 ‘고급 브랜드를 파는 장소’ 보다는 ‘구식 유통 구조’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 중장년층에게는 백화점이 일종의 사회적 지위와 여유를 상징하는 공간이었으나 요즘의 MZ세대는 이런 고급스러운 외형보다 실질적인 소비 효율성과 개성을 따른다. 특히 20~30대의 소비자는 브랜드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며, SNS에 공유할 수 있는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장소를 선호한다. 백화점은 여전히 정형화된 진열, 딱딱한 서비스, 고정된 운영 방식에 머무르고 있어 이들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또한 백화점은 '가격이 비싸고 불편하다'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정장 차림의 직원, 부담스러운 접근성, 정해진 시간 안에 급하게 쇼핑해야 하는 환경은 MZ세대가 지향하고자 하는 자유로운 소비문화와는 거리가 있다고 본다. 최근에는 더현대서울의 기획과 같이 복합문화공간이나 팝업스토어, 카페형 라이프스타일 매장 등이 주목받고 있는데, 이러한 공간은 자유로운 분위기와 감각적인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MZ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충분한 만족을 전달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의 압도적 선호
MZ세대가 백화점을 멀리하게 된 두 번째 이유는 온라인 쇼핑의 폭발적인 성장이라 볼 수 있다. 모바일, 언택트 기반 쇼핑에 익숙한 이들은 쉽고 빠르게 원하는 상품을 비교하고 구매할 수 있으며, 24시간 이용 가능한 편리함도 온라인 소비를 더욱 가열시키고 있다. 특히 쿠팡, 무신사, 브랜디, 29CM 등은 MZ세대를 겨냥한 UI/UX 설계와 타겟 마케팅을 통해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들은 백화점보다 훨씬 다양한 선택지와 실시간 리뷰, 빠른 배송 등의 혜택을 누리게 해준다. 또한 백화점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나 혜택은 한정적이며 온라인 플랫폼처럼 개인 맞춤형 상품 추천이나 AI 기반 큐레이션 시스템을 제공할 수 없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MZ세대는 이러한 기술 기반 서비스에 익숙하며, 스스로 정보 탐색을 통해 최적의 소비를 실현시키고자 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백화점의 단조롭기만한 서비스는 그들에게 가치의 매력을 주기 어렵다. 실제로 2023년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20~30대의 소비자는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의 55% 이상을 차지하며, 백화점 오프라인 방문률은 매년 8~10%씩 감소하고 있다. 소비자의 주체가 바뀌어가면서 소비 트렌드와 실질적인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가격에 대한 민감도와 실용주의 소비
MZ세대의 또 다른 소비 특징은 ‘가격에 대한 민감도’이다. 이들은 브랜드 가치보다는 제품의 실제 품질, 리뷰, 가성비 등을 중요하게 여긴다.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동일 제품이 온라인에서 더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나서는 굳이 비싼 백화점에서 구매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한 이들은 '플렉스 소비'와 같은 개념보다는 나만의 합리적인 소비 원칙을 따르고 지키는 데 만족을 느낀다. 명품을 사더라도 해외 직구나 리셀 플랫폼을 활용하며, 할인 시즌과 포인트 적립 등 실질적 혜택을 중시한다. 백화점은 이러한 바뀌어버린 소비 성향에 즉각 대응하지 못하고 있으며, 여전히 정찰가 정책과 한정된 할인 이벤트만을 운영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MZ세대에게 ‘가성비가 떨어지는 공간’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심화시킬 뿐이다. 게다가 백화점에서는 입점 브랜드들이 백화점 수수료를 고려해 온라인보다 높은 가격을 책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MZ세대는 같은 상품이라도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되고 결과적으로 백화점에서의 쇼핑은 비효율적이라 생각하게 된다.
MZ세대가 백화점을 외면하는 이유는 순전히 ‘나이대가 달라서’가 아닐 것이다. 그들은 가격, 효율, 경험을 중시하는 디지털 기반 세대로, 기존의 백화점 운영 방식과는 맞지 않는 소비 문화를 가지고 있다 생각할 수 있다.